2020. 5. 14. 00:39ㆍ육아 : 너를키우며
3시간에 걸쳐서..
그간 아토피 자료들 모아둔 거 들춰가며.... 거의 다 썼는데...
하... 할말하않...
2020년 5월 기준 저는 23개월 딸아이를 키우고 있어요.
태어나서 돌 무렵까지
한달에 한번 안 아픈 적이 없는 거 같아요
태어나자마자 황달이 너무 심하게와서
오늘이 고비다..라는 말까지 들었었고
생후 5개월에는 A형 독감으로 병원에 입원하고
매달 크고 작은 잔병치례를 늘 해왔어요


그러다 생후 6개월 즈음..
피부에 울긋불긋 오돌토돌 뭐가 생겼는데
원래 아기 때는 이것저것 뭐가 잘 나기도 하고
또 금방 들어가기도 하고
흔히 겪는 태열이나 열꽃 뭐 이런 거라고만 생각했었죠
한 달 지나고, 두 달 지나고
그러다 돌 지나고 나서 까지 안 없어지는 거예요
그 당시에는 저도 너무 스트레스받아서
사진은 아예 찍어둘 생각을 안 했는데
지금 이렇게 깨끗하게 나을 줄 알았으면
사진 좀 많이 찍어둘걸 그랬어요
아래 사진은 구글 이미지인데
제 딸 사진인 줄 알고 놀랄 정도로 정말 똑같아요



주변 지인들한테 딱히 말도 못 했던 게
괜히 옮는다고 생각할까 봐
그때는 딱히 병명이 뭔지 알지도 못했으니
어쨌든 사람도 만나고 또래 아기들도 만나는데
굉장히 신경 쓰이더라고요.
그렇게 시간이 흘러 아기가 생후 16개월쯤
한국을 가게 되었어요
한국 가기 전부터 가족이나 친구들한테 수소문해서
유명한 피부과 몇 군데 알아보고
한 5군데 방문했었어요
정말 신기하게도
5군데 피부과 의사 선생님들 모두 같은 진단을 해주시더라고요
원래 아기들은 두 돌 기준으로
두 돌 전에는 피부 바깥쪽으로 피부 알레르기 반응이 생긴데요
팔다리 종아리 등..
그러다 두 돌 이후에는 피부 안쪽으로 생긴다고 하더라고요
팔 안쪽 접히는 부분, 종아리 뒤 접히는 부분, 목 사타구니 같은..
근데 정말 신기한 게 제 딸도 다 바깥 쪽으로만 나고
피부가 접히는 안쪽은 안 생겨서
아토피라고는 아예 상상도 못 했거든요
이런 피부 알레르기가 생기기 시작한 게 1년 넘으면
그걸 아토피라고 부른다 하더라고요
너무 충격이었어요
우리 집안에 아무도 아토피 가진 사람이 없는데
내 아이가 아토피라니
그것도 딸인데... 진짜 끔찍하게 싫었어요
어떻게 하면 나을 수 있는 건지
완치는 가능한지 정말 수도 없이 많은 질문을 한 거 같아요
먼저 이런 피부질환은 자가면역질환 이래요
아토피뿐만 아니라, 물 사마귀, 여드름 등
먹으면 딱 낫는다는 이렇다 할 약이 없는 이유죠
이렇게 제 딸처럼 아주 어렸을 때 생기는 피부 알레르기 질환은
오히려 어느 정도 커서 생겨서 생기는 것보다 낫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이유는, 아직 어리고 몸속 모든 기능이
이제 막 만들어지는 단계라
식습관으로 얼마든지 완치할 수 있는 확률이 높고
이 또한 엄마의 의지라고 하셨어요
밀가루, 흰 쌀 같은 정제 탄수화물이나 당,
트랜스지방 패스트푸드 가공식품을 먹지 말고
자연식품으로 먹이라고.
병원 투어 끝난 이후로 초록장에 아토피 관련 올라온 글들은 다 읽어본 거 같아요
정말 매일 아토피 관련 글만 찾아봤어요
제가 또 한 번 파기 시작하면 끝을 보는 성격이라
아토피 전문 병원에서 코디네이터로 일 하라고 해도
자신 있게 일 할 수 있을 만큼
빠삭하게 지식이 생길 만큼.. 많은 관련 자료를 보고 또 봤어요
먼저 아토피는 글루텐과 많은 연관이 있어요

글루텐은 우리 몸속에서 조눌린이라는 물질을 만들어서
장 벽을 느슨하게 만들어요
이것이 장누수 증후군을 일으켜서
아토피 또는 피부 질환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어요
장누수 증후군
어디서 많이 들어봤죠?
제 저탄 고지 다이어트 후기 가이드 작성하면서
정말 많이 언급한 내용이에요
그런데 아이 식단 또한
내가 먹는 것과 연관이 있더라고요
내가 아무리 신경 써서 챙겨주더라도
결국 내가 같이 안 먹으면
아이는 조금씩 내가 먹는 것에 스며든달까요
올 초 제가 이 저탄고지 식단을 하면서
처음에는 지식이 없어 더티 키토로 시작했지만
클린키토를 영접하고 나서
제일 먼저 눈에 띄게 달라진 건 제가 아니라 아이였어요.
일단 손발이 항상 따뜻했고
그냥 미지근이 아니고 정말 따뜻.
그 말은 즉 혈액순환이 잘 된다는 이야기 겠죠
조금씩 남아있던 피부질환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어요
밤잠도 더 길게 자고
새벽에 제가 깨면 항상 기저귀를 한 번씩 갈아줬는데
기저귀 갈아줄 때마다 깨던 아이가
어느 순간 안 깰 정도로 깊게 잠들었고
아침에 일어나도 울거나 찡찡 거리 거나하지 않았어요
그냥 누가 봐도 정말 잘 잔 아이.
늘 컨디션이 좋다는 게 보고만 있어도 느껴졌어요
그렇다고 밖에 나가서까지
우리 아이는 이런 거 안 먹여요!
이거 먹지 마! 저거 먹지 마!!
이러면서 유난 떨지는 않아요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선
밖에서 사 먹이기도 하지만
그런 날은 한 달에 몇 번 없고
적어도 집에서 엄마가 챙겨줘야 하는 시간에는
최대한 자연식으로, 좋은 식재료로, 잘 챙겨 먹이자.
이런 마음이었어요

아기전용 간식 끊고
과일도 당이 아주 많은 열대 과일은 피하고
좋은 지방 많이 먹고
자연식품 먹은 지 한 40일 정도? 두 달 조금 안됐을 무렵
피부 알레르기도 다 사라졌고
언제 마지막으로 감기 걸렸었는지
언제 마지막으로 이유 없는 미열 고열에 시달렸는지
기억나지 않아요
올해는 한 번도 없었어요
왜 우리 어른들도 요즘 이너뷰티 이너뷰티 하잖아요
속부터 다스려야 한다고.
어렸을 때부터 편식하지 않고
바른 식습관을 들여야
장 속 유익균들이 많아지고
그로 인해 면역력도 강해지고
몸도 마음도 건강한 아이로 자랄 거예요
어차피 어느 정도 크면 다 자기 먹고 싶은 거 먹게 되어있어요
그렇지만 어렸을 때부터 바른 식습관을 가지고 있었다면
크게 벗어나지 않다는 걸 저만 봐도 알 수 있어요
호주 8년 살면서 맥도널드, 헝그리 잭 가본 게 10번이 안돼요
피자.. 평생 먹은 거 합쳐도 손가락 발가락 숫자 안 넘어요
탄산음료.. 4년 전 결혼식 때 손님용으로 사다둔 탄산음료 남은 게
아직도 집에 있어요;
마트에 파는 과일주스? 평생 사본적 없어요
저도 어렸을 때 잔병치례가 많았고
초등학교 다닐 때도 병원 가야 해서
아빠가 학교로 데리러 오는 날이 정말 많았어요
저희 엄마도 저 키우면서
피자 햄버거 패스트푸드나 탄산음료 주스 같은걸 안 먹여 키워서
지금도 딱히.. 찾지 않아요
고기도 먹어본 놈이 먹는다고ㅋㅋ

주변에 아기 키우는 친구들 한번 둘러보세요.
가공식품, 패스트푸드 일찍 접하고
많이 먹는 아이 치고 잔병치례 안 하는 아이 없어요
유독 장염이라던지, 수족구라던지, 감기 등
아기 때 잘 걸리는 유행 질환에 잘 걸리는 아이들 먹는 거 잘 보면
밀가루 음식, 가공식품, 간식을 많이 먹는다는 걸 알 수 있어요
제 주변에도 여럿 있습니다
아기 유산균, 아기 비타민, 아기 오메가 3
온갖 비싼 영양제에
모든 식품은 유기농 제품만 사다 먹이면서
달달한 설탕이 잔뜩 들어간 도넛이나
싸구려 기름으로 튀긴 감자튀김을 간식으로 주진 않았나요?
과잉 영양 섭취가 알레르기 체질을 만든다는 사실.
아토피 관련 책을 보면
영양 과다 상태가 되면 세균 감염 등에 대한 면역 저항력은 강해지지만
면역적으로 과잉반응을 일으키기 쉬운 알레르기 체질이 된다고 하고
삼시세끼 외에 건강기능식품도 과잉 영양으로 작용하는 문제가 있다고 해요
이 책을 보고 느낀게
아이한테 좋은걸 먹여야 한다. 라기보다
좋지 않은걸 최대한 먹이지 말자. 는 주의예요
적어도 엄마가 주는 거 먹는 시기에는
잘 챙겨 먹여야 한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고요
그게 엄마의 몫 아닐까요.
내 아이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것을 해주는 거요
혹시 제 딸아이처럼 아토피로 고생 중인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 혹은 아빠가 있다면
이 글 보고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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